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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일생 (커버이미지)
꽃의 일생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양성우 지음 
  • 출판사일송북 
  • 출판일202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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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양성우 시인의 신작 시집 『꽃의 일생』 보도자료
양성우 50년 문학 인생에 내놓는 18번째 서정시편들


독재에 대한 저항시집 『겨울공화국』으로 우리나라 민주화에 불을 지핀 양성우 시인이 18번째 신작 시집 『꽃의 일생』을 펴냈습니다. (일송북刊, -원) 팔순을 맞아 펴낸 이 시집에는 자연과 한 몸이 되어 쓴 생태 시편들과 함께 삼라만상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도道에 이르는 원숙한 시편들이 실려 있습니다.
양성우 시인은 1970년 『시인』지로 등단해 1975년 집회에서 시 「겨울공화국」을 낭송하여 교사직에서 파면됐습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장시 「노예수첩」을 국내에서는 발표할 수 없어 일본의 잡지 『세카이世界』지 1977년 6월호에 게재했다가 국가모독죄로 투옥됐습니다. 두 시 모두 제목에 그대로 드러나듯 당시의 유신독재 체제를 비판한 투쟁시입니다.
양 시인이 투옥되자 자유실천문인협의회(현 한국작가회의) 측 문인들이 시인의 시들을 묶어 1977년 『겨울공화국』을 펴냈습니다. 이에 연루돼 고은, 조태일 시인 등이 투옥되는 등 소위 ‘겨울공화국’으로 상징되는 유신독재 시절 항쟁의 전위에 섰던 시인이 양 시인입니다. 1979년 가석방된 시인은 1985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회장을 맡는 등 시작詩作과 함께 문단의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왔습니다.
이와 함께 민주통일민중연합 부의장(1986),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대변인(1988) 등의 이력이 말해주듯 시인은 재야민주화운동에도 깊숙이 관여했습니다. 1988년에는 국회의원에 당선돼 현실정치를 하다 이제 시작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인이 대자연과 자연스레 한 몸이 돼가는 순정한 첫 마음으로 선보인 시편들이 이번 시집입니다. 인간의 꿈과 삶과 일생이 어떻게 우주 삼라만상과 한 몸, 한 마음이 돼 서로를 염려하며 건강한 우주적 삶으로 순환하는 지를 시인의 경륜과 시적 내공을 통해 실감으로,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시집 『꽃의 일생』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이번 신작 시집에 실린 시 몇 편을 감상해보겠습니다.

무척 긴 무더위 끝에 온, 이른 가을 첫 비 내린 뒤의
그윽한 풀빛같이
혼자서 무심코 걸어가는 길 위에서 문득 만나는
때 이른 한 잎의 빛 고운 가랑잎같이
작은 연못의 무성한 넓은 잎 틈으로 보얗게 피어나는
수줍은 수련꽃같이
찬 수풀 너머 모래밭에 떠나간 이들의 이름을 쓰고
돌아와 눕는 날 밤의 서쪽 하늘가에 걸린 붉은 초승달같이
내 가슴을 휘저으며 그가 왔다
시여 노래여
겹겹으로 두른 검푸른 산과 산, 그 산 너머 저 멀리
우뚝이 솟은 흰 산봉우리같이
-「시여 노래여」 전문

양 시인의 시편들은 그리움과 사랑에 대한 노래입니다.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순정한 첫 마음을 그대와 삼라만상 앞에서 무릎 꿇고 정갈하게 부르는 노래입니다. 거듭거듭 정갈하게 바쳐져 시 자체가 노래가 되는 연가(戀歌)입니다. 그래서 실제 많은 시편이 가곡으로 작곡돼 불리며 대중의 가슴에 뭉클하면서도 유장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번 시집에 실린 위 시 「시여 노래여」를 보십시오. “내 가슴을 휘저으며” 왔다는 ‘그’는 누구인가요? 풀빛, 가랑잎, 수련꽃, 초승달, 산봉우리 등 우주 삼라만상 가장 순수한 면을 불러들여 한 몸 되게 하고 있는 그는 누구일까요?
‘그’는 첫 비에 씻긴 풀빛 같은 순정한 마음일 것이며 억압의 검은 산 겹겹 너머 솟아오른 흰 산봉우리, 혹은 밤하늘에 붉게 걸린 초승달 같은 혁명에의 의지 내지 결기일 것입니다. ‘같이’가 계속 반복되며 노래가 되고 있는 ‘그’는 또 그런 마음으로 쓴 시이며 마음과 시가 한결같은 시인 자신일 것입니다.
양 시인의 시편들 속에서 ‘그’라는 3인칭은 1인칭인 ‘나’, 시인 자신입니다. 시인의 순정한 첫 마음입니다. ‘그’는 또 우주 삼라만상의 자연입니다. 산이며 들이며 강이며 구름이며 온갖 종류의 꽃입니다. 순정한 시인의 마음속에 깃든 선한 대자연 그대로가 ‘그’입니다.
양 시인의 시는 1인칭, 2인칭, 3인칭을 나누어 쓰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곧 하나가 되어버립니다. 시적 화자(話者)인 ‘나’와 시적 대상인 ‘그대’는 3인칭 ‘그’로 해서 하나가 됩니다. 첫 마음, 그리움으로 하여 모든 인칭은 1인칭이 됩니다. 그만큼 삼라만상, 대자연과 자연스레 한 몸, 한 마음이 돼가고 있는 시세계의 한 결정판이 이번 시집 『꽃의 일생』입니다.
“꽃이 피기 전에 어찌 아픔이 없겠느냐/어떤 큰 몸부림의 뒤에 문득 눈 시린 꽃잎으로/피어나는 것이겠지/그 누가 부르지 않아도 절정은 그렇게 오고/나비가 오고/새의 날갯짓에 놀라기도 하지/웬일인지 몰라도 꽃이 활짝 피면/기다렸다는 듯이 비바람이 치니/어찌 눈물 없이 꽃의 일생을 살았다고 말할까/사람도 한 때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울고/술을 마시고/어둠 속을 헤맴은 흔한 일이라/그러다가 무엇을 두고 온 것처럼 오던 길을/잠깐 돌아보는 사이에/몸도 영혼도 시드는 것!/이와 같이, 저도 모르게 꽃잎은 지고/물에 떠서 흐르고/그다음에는 언제나 또다시 긴 적막이 오겠지/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이”
이번 시집의 표제작인 「꽃의 일생」 전문입니다. 누가 부르지 않아도 꽃은 피고 지고 우리네 삶 또한 그런 대자연의 운행 법칙에 따른다는 주제가 담긴 시입니다. 또 꽃의 피고 짐, 생과 사의 대자연의 섭리가 자연스레 묻어나고 있습니다.
위 시에 드러나듯 꽃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순간순간의 절정입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생겨나서 자라고 서로 맺어지며 살아가다 마침내는 스러져가는 모든 생명의 순간의 가장 간절한 몸짓이 꽃입니다. 나비와 새. 비와 바람과 뭇별 등 삼라만상의 말 없는 내밀한 언어가 꽃이기도 합니다.
우리네 살며 사랑하며 헤어지며 죽어가는 그 모든 순간 순간의 기쁨과 슬픔, 그 절정에는 항상 꽃이 같이하고 있지 않은가요. 그런 꽃의 일생, 우주 삼라만상 운행의 도가 자연스럽고도 간절하게 묻어나고 있는 시가 표제작인 「꽃의 일생」이기도 합니다.
“세상이 나를 이겼으니 나에게 저 멀리 양강도/삼수관평에 묻히라 하네/이름도 성도 없이 죽은 듯이 살라 하네/산 첩첩 물 첩첩 바위틈 풀숲에 숨으라 하네/숨어서 쑥대밭에 양치기나 되라 하네/낮은 짧고 밤을 긴 곳 살아서는 못 나오는 곳/삼수관평에 묻히라 하네/등 떠밀려서 가는 길에 흰 눈만 내리는데/백 편의 시가 다 무슨 소용인가/삼수관평에 숨으라 하네/온몸이 휘어지고 삭정이가 되어 숨질 때까지/양 우리 똥오줌이나 치우면서 살라 하네/내 손으로 내 뺨을 때리며 혼자 울고/노래도 없이 쓸쓸히 살다가 죽으라 하네/세상이 나를 꺾고 이겼으니 나에게 아득한 곳/삼수관평에 묻히라 하네/사랑하는 사람은 꿈에서나 언뜻 볼까/산이 높고 골이 깊어 아무도 못 오는 곳/머리끝도 안 보이게 삼수관평에 숨으라 하네” (「백석, 삼수관평 가는 길에」 전문)
백석 시인을 직접 화자로 내세워 심경을 읊도록 한 시는 가슴이 미어징 정도로 아프고 아름답습니다. 일제 치하에 서울 조선일보 등에서 근무하며 “나타샤와 나는/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부분)고 했던 백석은 해방이 되자 고향인 북한 정주에 머물며 시작 활동을 하다 북한 당국에 의해 삼수갑산 오지로 추방돼 살다 그곳에서 죽었습니다.
그런 시인의 심경을 대신 노래해주고 있는 시입니다. 시가 곧 삶인 시인에게 시와 독자를 빼앗긴 시인은 이미 주검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여 시인의 삶에서 그의 시의 절대성도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일제하에서는 자발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산골 마가리 오두막 자연 속에 묻히려 한 것은 북한 치하에서 등 떠밀려 타의적으로 유형지 삼수관평 자연에 묻힌 것과는 하늘과 땅만큼 그 차이가 클 것입니다. 양 시인은 시로서, 그리움과 사랑으로서 생래적으로 자연과 하나가 돼 그런 깨달음을 우리들에게 축복처럼 전하고 있습니다.
“그의 집에 내가 가네 그의 집은 왜 이리 먼가/울고불고 열사흘 몸부림치며/그의 집에 내가 가네/그의 집은 왜 이리 먼가/큰 산을 넘으면 큰 산이 있고 큰 강을 건너면/큰 강이 있으니/그의 집으로 가는 길은 왜 이리 멀고 험한가/돌아보면 발자국마다 고이는 것은 눈물이요/앞을 보면 아득히 한숨뿐이니/고스란히 다 타고 재가 되어 가는 길이/왜 이리 팍팍한가/그의 집이 안 보이네/그의 집에 닿기도 전에 내가 먼저 자지러지겠네/그의 집은 어디인가” (「머나먼 그의 집」 전문)
무당이 푸닥거리하는 것처럼 자꾸자꾸 반복하며 그의 집 가는 길이 멀고 험하다는 걸 털어놓고 있는 시입니다. 아니 육신은 다 타고 재가 남은 혼이 그의 집을 찾아가는, 혼을 천도薦度하는 시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그의 집’은 어떤 집일 것인가. 고통을 완전히 벗어난 해탈의 열반지경일 것입니다. 그런 해탈의 도에 이르기 위해 이처럼 혼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구도求道의 시편도 이번 시집에서는 적잖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 갈참나무 가을 숲속에서는 아무래도 나는 내가 아니다/나는 바람이다 외롭고 침울한 산비탈에 우수수/갈참나무 잎을 날리는 찬바람이다/나는 한낮의 날카로운 햇살 뒤에 움츠리는 흙산 그늘이요/그 발끝에 싯누렇게 드러누운 강아지풀이다/언제나 나는 모래알이요 먼지요 검불이며/까마득히 조각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작은 새다/나는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헛것이다/저무는 해를 등지고 늘어선 갈참나무의 길고 앙상한 그림자요/쓸쓸한 산비탈을 가득히 덮은 마른 잎들 속에 묻힌/한 잎의 갈참나무 마른 잎이다/나를 찾지 마라/여기 갈참나무 숲길에서 수북이 쌓인 갈참나무 마른 잎을/밟으며 가는 나는 내가 아니다/나는 마른 잎을 날리면서 산등성이로 줄달음치는 찬바람이다” (「갈참나무 마른 잎을 밟으면서」 전문)
시 제목처럼 갈참나무 마른 잎을 밟으며 가을 숲길을 걸으며 곰곰 시인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시입니다. 그러면서 단호하게 말합니다. “나는 내가 아니다/나는 바람이다”라고. 우수수 “마른 잎을 날리면서 산등성이로 줄달음치는 찬바람이다”라고 시 처음과 끝에서 ‘바람’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또 ‘흙산 그늘’이요, ‘강아지풀’, ‘모래알’, ‘먼지’, ‘검불’, ‘작은 새’, ‘마른 잎’ 등 우주 삼라만상 그 모든 것이라 실감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헛것”으로서의 바람이 실체로서의 모습을 드러낸 것들입니다. 그러니 ‘바람’은 우주 삼라만상을 운행하는 도며 실체입니다. 시인은 그러한 바람과 마침내 실감으로서 하나가 된 것입니다.
“홍매화 첫 꽃을 너에게 보낸다/이른 아침에 소리도 없이 갑자기 터진 진분홍 꽃 한 송이를/너에게 보낸다 마음으로 간절히/여기저기 파이고 허물어지고 잿더미 쌓인 곳/아무도 오가지 않고 빈 몸으로 떠나고 깊이 숨은 곳/새 한 마리 날지 않는 그 검은 하늘에 꽃을 보낸다/불타는 집을 뒤에 두고 갈 곳도 없이/우는 아이들 업고 걸리고 어디론가 쫓겨 가는 길 위에/매화꽃 이파리에 내리는 보드라운 햇살 한 줌도 함께 보낸다/아직도 살얼음 끼고 그을린 벗은 나무들만 망연자실/서 있는 그곳/진흙에 누운 주검들 위에 그들의 꺾인 꿈 위에/피 절은/머리카락 위에/홍매화 첫 꽃을 보낸다/담장 밑 푸른 이끼와 이름 모를 작은 풀잎들과 샛노란 산수유/꽃망울들까지 너에게 보낸다 짓궂은 꽃샘바람 몇 가닥도/덤으로 묶어서……/일어나라 너 눈물겨운 키이우”(「키이우, 홍매화 첫 꽃을 너에게 보낸다」 전문)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산수유가 노랗게 피고 따스운 햇볕에 아지랑이도 어질어질 피어오르는 이른 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과거 소비에트 제국주의의 야욕으로 힘없는 나라를 굴복시키고 영토를 빼앗기 위해 월등한 무력을 앞세워 우크라이나를 초토화하며 수도 키이우로 진격해 들어갔습니다.
러시아군이 진격하는 곳마다 건물들은 불타오르고 주검들이 널브러진 현장을 우리도 TV 뉴스 등을 통해 생생히 보고 있습니다. 아이를 안고 업고 가재 도구를 이고 지고 피난 가는 난민들의 겁먹고 추레한 행렬도 많이 봐왔습니다.
시인도 어렸을 적 6.25전쟁을 통해 그런 참상을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과거 군부 독재 겨울공화국 같은 엄혹하고 어두운 시대를 걷어내기 위해 온몸과 시로 투쟁하다 감옥살이까지 한 시인입니다.
긴 겨울의 냉혹함을 지나 이 땅엔 봄이 오고 있는데 지구촌 한쪽에서 일어난 그런 전쟁과 학살의 참상을 시인이 그냥 지켜볼 수만 없어 쓴 시입니다. 아니 긴 겨울 이겨내고 앞장서서 맨 처음으로 붉은 꽃망울을 내민 홍매화꽃을 시인의 첫 마음, 단심丹心인양 보내고 있습니다.
시인과 한 마음이고 한 몸인 대자연 모두를 모아 키이우에 보내고 있습니다. 거기서 죽은 혼들에게, 겁에 질린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어서 일어나 힘내서 라/때때로 물안개 흩날리다가 문득 사라지면/잎새들은 저마다 서로 우줄대오는 봄을 함께 맞자고. 팔순을 맞은 노시인이 아직도 펄펄 끓어오르는 순정한 혁명의 첫 마음으로 꽃과 봄을 보내고 있는 것이지요.
“저 강물에 잔물결이니 나는 외롭지 않네/여름 꽃 흰 꽃잎, 산수국 물매화 개망초꽃 어우러져 피니/나는 쓸쓸하지 않네/저 초록 수풀 깊은 곳에서는 지금/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새 우는 소리만 들리고,/세상을 바꾸려고 집을 나선 이들 아직은 돌아오지 않으니/잠 안 오는 밤은 많아도/나는 서럽지 않아고,/온 들을 덮듯이 내리는 눈부신 햇살만큼이나/내 안에 그리움이 가득히 차오르니/나는 조금도 외롭지 않네/바람에 흰 꽃잎이 지고, 그 흰 꽃잎들 강물에 떠서 흐르니” (「흰 꽃잎 강물에 떠서 흐르고」 전문)
시인은 외롭지도, 서럽지도 않다고 반복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왜? “내 안에 그리움이 가득히 차오르니”까. 그 그리움으로 대자연을 바라보며 일체가 되고 “세상을 바꾸려고 집을 나선 이”가 많으니까요. 여전히 순정한 세상을 향한 낭만과 혁명의 시심이 가득하니 왜 쓸쓸하고 서럽겠습니까.
그래서 양 시인은 그리움 가득 넘치는 순정주의자요, 서정주의자입니다. 낭만주의자면서 여전히 멈출 수 없는 혁명주의자입니다. 무엇보다 자연과 육화된 도의 지경에 이르렀으면서도 신을 향하지 않고 인간을 향하는 도저한 휴머니스트입니다.
이번 시집 후기에서 시인은 “오늘도 여전히 문학소년 때와 같이 밤잠을 설치며 시에 매달리는 나의 고행은, 남이 보기에는 이것이 아무리 허망한 일일지라도 내가 죽는 날까지 그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런 첫 마음, 첫 순정의 시 쓰기의 고행이 이제 도의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무엇보다 자연과 일체, 일심이 된 시 쓰기가 환경 생태시를 넘어 에코 철학의 깊이에 이르게 했을 것입니다.
양성우 시인과 이번 시집 『꽃의 일생』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저서: 『십오 년 막걸리』, 『문답 대지도론』, 『머뭄이 없는 가르침』, 『마음 비행기』, 『기억의 틀』, 『Mind Glider』, 『Waiting For The First Snow』

저자소개

1943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0년 《시인》에 「발상법」, 「증언」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발상법』 (1972), 『신하여 신하여』(1974),
『겨울공화국』(1977), 『북치는 앉은뱅이』(1980),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1981), 『낙화』(1984),
『노예수첩』(1985), 『5월제』(1986),
『그대의 하늘 길』(1987), 『세상의 한가운데』(1990),
『사라지는 것은 사람일 뿐이다』(1997), 『첫마음』(2000),
『물고기 한 마리』(2003), 『길에서 시를 줍다』(2007),
『아침꽃잎』(2008), 『내 안에 시가 가득하다』(2012),
『압록강 생각』(2019) 등이 있다.

목차

1. 우연히 내게 온 시

2. 나의 집은 어디인가

3. 키이우, 홍매화 첫 꽃을 너에게 보낸다

4. 초봄 햇살 눈부신 날에

5. 응달에 눈 녹으니

6. 꽃소식

7. 숨은 길

8. 중천포

9. 곤줄박이에게

10. 어떤 비문

11. 성사동 흰 눈

12. 해질녘 빈산

13. 다시 그리움에게

14. 갈참나무 마른 잎을 밟으며

15. 여울물 가장자리가 어는 날

16. 상강霜降을 지나며

17. 간밤에 몰래 진 잎

18. 그들만의 시간

19. 벼랑 끝에 꽃 피우기

20. 귀뚜라미 울 때까지

21. 나의 입맞춤

22. 당신의 불가사의

23. 산도화 피는 날

24. 연초록에 물들다

25. 찰나의 봄

26. 오래전에 죽은 자를 생각하는 달의 시

27. 경칩전후驚蟄前後

28. 환상은 걷히고

29. 백화만발로 그들이 오다

30. 그해 이른 봄

31. 변하지 않는 것

32. 그가 만약 살아서 여기에 있다면

33. 송호리 바닷가에서

34. 미친 꽃

35. 지금의 나는

36. 치알 신에 대한 예의

37. 저물녘 흰 눈

38. 가랑잎으로 누워서도

39. 그의 집으로

40. 내가 힘들 때 기억나는 것은

41. 가을 숲 나들이

42. 백석, 삼수관평 가는 길에

43. 맑은 날, 그의 섬에 가다

44. 상추 한 잎

45. 넘너리 아침 바닷가에서

46. 천사는 언제 오는가

47. 시인 아무개 약전

48. 꽃의 일생

49. 미리 쓴 조시 한 편

50. 넝쿨장미 지는 곳

51. 초록찬가

52. 산안개 속에서

53. 어느 봄날 아침의 시

54. 어떤 개화

55.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56. 낙화분분落花紛紛

57. 그의 출항

58. 마삼이

59. 내 슬픈 시간들도 거기에 있을까

60. 조자趙子와 나

61. 하루라도 지금 내가 살아 있을 때

62. 나 아닌 나

63. 초저녁 숲의 잠

64. 낙엽길을 걸으며

65. 그는 바람이다

66. 세월리 그녀의 집

67. 초가을 어느 날의 풀밭

68. 나는 그냥 풀잎이지

69. 날마다 놀라움으로

70. 머나먼 그의 집

71. 한여름 어느 날, 길을 걷다가

72. 풀잎, 가냘프고 쓸쓸한

73. 흰 꽃잎 강물에 떠서 흐르고

74. 철쭉꽃에 관하여

75. 4월, 저 꽃그늘

76. 서부영화를 보며

77. 집으로 오는 길에 그를 보았다

78. 홍매화에게

79. 첫봄

80. 물 위에 시 쓰기

81. 그곳에는 훌쩍 건널 강이라도 있다지만

82. 아내를 위해 밥을 짓다

83. 추운 날, 나무들이 맨살로 서서

84. 11월의 시

85. 단풍나무 숲길을 걸으며

86. 오산리 바닷가에서

87. 나에게 아버지는

88. 네가 들에 핀 꽃이라면

89. 시여 노래여

90. 수안보에 숨은 사람

91. 재필이 당숙

92. 해왕성이 날아와서

93. 영천 회상

94. 어느 여름날 오후에

95. 말곡리에서

96. 늙은 구지뽕나무에게

97. 내 마음의 거처

98. 너의 산

99. 먼지가 먼지에게

100. 태순으로 말하자면

101. 어떤 하소연

102. 허공

103. 광화문역을 나오면서

104. 내 등 뒤에 그가 있어

105. 입춧날 밤의 시

106. 그래도 일찍 떠나간 사람들은 행복할까

107. 벚꽃 지는 길에서

108. 약속이나 한 것처럼

109. 언강을 건너는 저 처녀들이

110. 속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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